2007년 12월 11일
대형을 기다리며
며칠 전 동갑내기 고등학교 동창인 웅준과 완기와 함께 저녁을 먹던 중이었다. '예전에는 정말 여자는 다 외계인인줄 알았어'류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고등학교 시절에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성친구를 대할 때 하기 쉬운 착각들, 막무가내인 어른들을 상대하는 법, 어렸을 때 해 두면 좋았을 것들(공부 말고), 등등. 지금 다시 10년전, 20년전으로 돌아가면 정말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아쉬움과 함께, 왜 아무도 이런걸 내게 이야기해주지 않았지 하는 원망스러움을 느꼈다.
교과과정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지혜들을 가르쳐야 할 책임은 일차적으로 부모에게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수의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자식에 대한 선입견과 집착이 좋은 충고를 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하고, 이삼십년씩 나는 세대차이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우리에겐 조금 나이차가 덜 나고, 말이 더 잘 통하고, 부모님에게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형이 필요하다. 적게는 한 두 살에서, 많게는 띠 동갑에 이를 정도의 나이차가 나는 형들이 아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서구화되기 이전에는, 그런 형들이 어디에나 있었다. 식구가 많으니 친형들도 많았을 것이고, 사촌, 팔촌들도 다 모여서 살았을테니까. 또 동네 사람들끼리 다 알고 지내니 근방에도 많은 형들이 있었으리라.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 시달리지 않았을테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많았을거다. 요즘엔 어떠한가? 그 많던 형들은 더 이상 찾기 힘들게 되었다.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은 부모님과, 친형제와, 동갑내기 친구들로 줄어들어버렸다. 형들의 빈 자리에는 티비 광고와,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이 들어서버렸다.
형들이 없어져 버린것도 가슴아픈 일이지만,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있는 지혜의 양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더욱 더 문제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아직 젊은 세대들은 묻고 또 묻지만, 답을 모르는 것은 이전 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지혜가 사라진 가운데, 젊은 세대가 소위 말하는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질문하지 않는 법, 권위에 순종하는 법, 튀지 않는 법,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고 그저 규격대로 사는 법이다.
우리는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
더 나이가 들어서 너무 어른이 되기 전에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대형을 자처할 생각은 없다. 다만 10년 전 - 1997년이면 막 수능 시험을 보고 졸업을 앞둔 고3이다. - 의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생각이다. 절대로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빼고, 실례를 중심으로 써야겠다고 생각중이지만 정작 요즈음의 고등학생들이 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도움을 받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이렇게 시작하다보면, 언젠가는 여기저기 숨어있는 대형과 왕언니들이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p.s. 고등학생 시절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봅시다.
교과과정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지혜들을 가르쳐야 할 책임은 일차적으로 부모에게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수의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자식에 대한 선입견과 집착이 좋은 충고를 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하고, 이삼십년씩 나는 세대차이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우리에겐 조금 나이차가 덜 나고, 말이 더 잘 통하고, 부모님에게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형이 필요하다. 적게는 한 두 살에서, 많게는 띠 동갑에 이를 정도의 나이차가 나는 형들이 아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서구화되기 이전에는, 그런 형들이 어디에나 있었다. 식구가 많으니 친형들도 많았을 것이고, 사촌, 팔촌들도 다 모여서 살았을테니까. 또 동네 사람들끼리 다 알고 지내니 근방에도 많은 형들이 있었으리라.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 시달리지 않았을테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많았을거다. 요즘엔 어떠한가? 그 많던 형들은 더 이상 찾기 힘들게 되었다.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은 부모님과, 친형제와, 동갑내기 친구들로 줄어들어버렸다. 형들의 빈 자리에는 티비 광고와,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이 들어서버렸다.
형들이 없어져 버린것도 가슴아픈 일이지만,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있는 지혜의 양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더욱 더 문제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아직 젊은 세대들은 묻고 또 묻지만, 답을 모르는 것은 이전 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지혜가 사라진 가운데, 젊은 세대가 소위 말하는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질문하지 않는 법, 권위에 순종하는 법, 튀지 않는 법,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고 그저 규격대로 사는 법이다.
우리는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
더 나이가 들어서 너무 어른이 되기 전에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대형을 자처할 생각은 없다. 다만 10년 전 - 1997년이면 막 수능 시험을 보고 졸업을 앞둔 고3이다. - 의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생각이다. 절대로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빼고, 실례를 중심으로 써야겠다고 생각중이지만 정작 요즈음의 고등학생들이 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도움을 받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이렇게 시작하다보면, 언젠가는 여기저기 숨어있는 대형과 왕언니들이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p.s. 고등학생 시절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봅시다.
# by | 2007/12/11 15:17 | 트랙백 | 덧글(19)



